
기준이 생기기 전과 후, 소비를 바라보는 태도의 변화
나는 한동안 돈에 대한 나만의 기준 없이 소비를 해왔다. 필요하면 쓰고, 기분이 내키면 사고, 남들이 하는 만큼은 괜찮다고 스스로를 설득했다. 그때의 나는 돈을 많이 쓰고 있다는 생각도, 관리를 못 하고 있다는 자각도 없었다. 다만 늘 비슷한 시점에 불안해졌고, 소비 이후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찝찝함이 남았다. 이 글은 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말하기 위한 글이 아니다. 나는 기준이 없던 상태에서 소비했을 때 어떤 결과가 쌓였는지, 그리고 기준이 생긴 이후 나의 태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기록하려고 한다. 이 글은 숫자보다 생각의 흐름에 대한 이야기다.
기준이 없던 시절의 소비 방식
기준이 없던 시절, 나의 소비는 상황에 따라 달라졌다. 어떤 날은 절약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어떤 날은 이 정도는 괜찮다고 판단했다. 문제는 그 판단에 일관성이 없었다는 점이다. 나는 같은 물건을 두고도 하루는 비싸다고 느끼고, 다른 날은 합리적이라고 느꼈다.
이런 소비는 늘 즉흥적이었다. 필요와 욕구의 경계가 흐릿했고, 그 순간의 감정이 선택의 기준이 되었다. 소비를 한 이유를 나중에 떠올리면 명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소비 이후에 남는 감정의 정체
나는 물건을 사고 나면 기쁨보다 먼저 피로감을 느끼는 경우가 잦아졌다. 만족감은 오래가지 않았고, 대신 ‘굳이 이걸 샀어야 했나’라는 생각이 남았다. 하지만 그 생각은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다음 소비가 그 불편함을 덮어버렸기 때문이다.
이 반복 속에서 나는 소비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소비를 판단하는 기준이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불편함의 원인을 소비 횟수나 금액에서만 찾고 있었다.
기준이 없을 때 생기는 가장 큰 문제
기준이 없다는 것은 선택의 책임이 분산된다는 뜻이었다. 나는 소비의 결과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않았고, 상황이나 기분 탓으로 돌리기 쉬웠다. 그 결과, 같은 실수가 반복되었다.
또 하나의 문제는 비교였다. 나만의 기준이 없으니, 자연스럽게 남들의 소비 방식이 기준이 되었다. 누군가는 이 정도는 쓴다고 말했고, 그 말은 나의 판단을 대신해 주었다.
기준이 생기기 시작한 계기
어느 순간 나는 소비를 줄이려고 애쓰기보다, 소비를 설명할 수 있기를 원하게 되었다. 이 소비가 왜 필요한지,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말로 정리해 보고 싶어졌다.
그때부터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이 소비는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가, 아니면 잠깐의 기분을 위한 선택인가. 이 질문은 소비를 멈추게 하기보다는, 소비를 분명하게 만들었다.
기준이 생긴 이후의 변화
기준이 생기자 소비의 양보다 태도가 달라졌다. 나는 더 적게 쓰기 시작한 것이 아니라, 덜 흔들리게 되었다. 충동적인 선택은 줄었고, 소비 이후의 감정도 한결 단순해졌다.
무엇보다 비교가 줄어들었다. 남들이 어떻게 쓰는지는 더 이상 중요한 정보가 아니었다. 기준이 생기니 판단의 주체가 다시 나에게 돌아왔다.
기준이 만들어 준 안정감
기준은 나를 제한하기보다 안정시켰다. 선택의 결과를 받아들이는 태도가 달라졌고, 소비에 대한 후회도 줄어들었다. 나는 이제 소비를 통해 나를 증명하려 하지 않는다.
돈은 여전히 부족할 때도 있고, 여유로울 때도 있다. 하지만 기준이 생긴 이후로는 그 상태에 휘둘리지 않게 되었다.
마무리
돈에 대한 기준이 없는 상태로 소비했을 때의 가장 큰 결과는 불안이었다. 그 불안은 돈의 많고 적음에서 오지 않았다. 판단의 기준이 없다는 데서 비롯되었다. 나는 기준을 세운 이후에야 소비가 단순해졌고, 돈을 대하는 태도도 차분해졌다. 이 글은 어떤 기준을 가지라고 말하기 위한 글이 아니다. 다만 기준이 없던 시절과 생긴 이후의 차이를 기록한 하나의 경험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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