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뉴스를 보다 보면 개인 파산이라는 단어가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느껴진다. 저 역시 상담을 하며 비슷한 상황을 겪는 사람들을 여러 번 만났고, 대부분은 성실하게 살아왔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문제는 게으름이 아니라 이해의 부족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 글에서는 왜 같은 실수가 반복되는지, 그 구조를 차분히 짚어보려 한다.
금융 문해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오해
금융 문해력이라고 하면 흔히 투자 지식이나 주식 용어를 떠올린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훨씬 기초적인 영역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이자 계산 방식, 상환 구조, 고정 금리와 변동 금리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 채 계약서에 서명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저도 과거 대출 상담을 받으면서 설명을 들었지만, 당시에는 월 납입금만 확인하고 전체 부담을 계산하지 않았다. 이처럼 금융 문해력은 전문성이 아니라 생활 이해력에 가깝다.
대출이 반복되는 개인의 선택 구조
개인 파산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대개 한 번의 큰 실수보다 작은 선택의 누적으로 만들어진다. 급한 자금이 필요해 고금리 상품을 선택하고, 이를 상환하기 위해 또 다른 대출을 이용하는 구조가 반복된다. 이 과정에서 문제는 선택의 자유가 점점 줄어든다는 점이다.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는 더 불리한 조건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대부분 이 단계에서야 문제를 인식하지만, 이미 되돌리기 어려운 상태가 된다.
금융 교육이 개인에게만 책임을 묻는 한계
금융 문해력이 낮다는 말은 자칫 개인의 책임으로만 해석되기 쉽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금융 상품의 구조 자체가 지나치게 복잡하게 설계되어 있다. 설명서는 길고, 핵심은 눈에 띄지 않으며, 불리한 조건은 작은 글씨로 처리된다. 저는 이 부분에서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하라는 기준이 과도하다고 느꼈다. 이해하기 어려운 구조를 유지한 채 선택의 결과만 개인에게 전가하는 방식은 반복적인 파산을 막기 어렵다.
파산 이후에도 구조가 바뀌지 않는 이유
개인 파산을 경험한 이후에도 비슷한 문제가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간단하다. 파산은 결과를 정리해줄 뿐, 판단 기준을 바꿔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금융 문해력이 개선되지 않으면 같은 조건의 선택을 다시 하게 된다. 실제로 상담 사례를 보면 파산 이후에도 상품의 위험도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지점에서 사후 구제보다 사전 이해의 중요성이 분명해진다.
반복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인 기준
제가 현장에서 느낀 기준은 단순하다. 모든 금융 선택에서 총 비용을 숫자로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월 부담이 아니라 전체 상환액을 먼저 보는 것이다. 또한 이해되지 않는 조건이 하나라도 있다면 계약을 미루는 판단이 필요하다. 대부분은 이 조건 하나를 넘기지 못해 문제를 겪는다. 복잡한 지식을 쌓기보다, 피해야 할 구조를 구분하는 능력이 오히려 더 중요하다.
개인의 파산은 개인의 실패로 끝나기 쉽지만, 반복된다면 사회의 구조 문제로 봐야 한다. 금융 문해력은 선택의 자유를 지키는 최소한의 기준이다. 이 기준이 낮은 상태가 지속된다면 같은 문제는 계속해서 다른 이름으로 나타날 것이다. 그래서 이 글을 이해했다면, 이미 절반은 피한 셈이다.
답글 남기기